[기고] 통영에는 왜 지역 수산물 무한리필이 없는가?

편집부 | 기사입력 2024/09/13 [11:05]

[기고] 통영에는 왜 지역 수산물 무한리필이 없는가?

편집부 | 입력 : 2024/09/13 [11:05]

▲ 강근식 전 도의원.     ©편집부

타 지역을 방문했을 때 통영이란 상호가 들어간 식당 간판을 보면 저 집에 들어가서 식사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 간혹 실제 가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통영 수산물 무한리필이라는 간판은 눈에 확 들어온다.

 

무한리필이란 음식이나 음료를 고객이 원하는 만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의 심리를 이용한 건데, 첫 번째는 무제한은 싸다는 심리다.

 

사람들을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마치 음식점 안에 있는 모든 음식을 자신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한리필 서비스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위(胃)는 한계가 있어서 생각한 만큼 먹을 수 없다. 그런 경우에 본전을 찾지 못한다면서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두 번째는 원가 부족을 인식했을 때, 이 부족한 상황을 해결하려는 인간 심리를 활용했다. 무한리필은 이런 부족함을 계속 채워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심리 역시 일정 수준의 허상이 존재하는데,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때문에 아무리 음식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더라도 막상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은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무한리필 매장에 직접 방문한다면 이러한 심리가 어떻게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져가는 음식의 양이 어떻든 매장에서 가져다주는 것보단 훨씬 이득인 부분이고,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만족감이 높아지면 부족함이 해결될 수 있고, 부족함이 채워지면 한계효용 법칙에 따라 리필행위를 더욱 빠르게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이같이 폐업이 속출하는 자영업계에도 블루오션이 있다. 시중에는 불황에서 살아남는 법이나 불황에 강한 업종 창업정보 등이 연일 화제다.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있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거다. 과연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정면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아니면 참호 속에 꼭꼭 숨어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가?

 

선택은 개개인의 몫이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격언이 요즘처럼 필요한 시기도 없을 듯싶다. 불황기에는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져 소비패턴이 달라진다. 이런 소비패턴에 부응하는 업종 선택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른바 불경기에 강한 업종 선택이 무엇보다 적절한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구시가지 문 닫는 가계는 계속 늘어나고,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은 없고 한숨소리만 들린다. 장기불황에도 그나마 간혹 식당가에 보면 줄 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본다. 소상공인들은 장사는 안되는데 대출은 늘어 이자비용에다 전기세마저 부담스럽다고 한다.

 

전국 어디를 가든 해산물은 원산지가 통영이라면 신뢰한다. 그만큼 우리 통영산 수산물이 맛있고 믿을 수 있고, 수산물이 풍부한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장어·굴·멸치는 전국 시장의 70% 가까이 차지한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통영 굴이나 장어 등을 재료로 한 가게에서 무한리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통영에서는 무한리필을 못하는 건 왜 그럴까? 혹 이런 오해는 아닌지 모르겠다. 통영에서 무한리필은 통영 사람들이 먹겠는가 하는 거 말이다. 그런데 현지인보다 리필을 찾는 사람들의 90%는 관광객이다. 소비패턴을 바로 알아야 한다. 그로부터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역 외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 맞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생각을 빨리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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