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영 브랜드와 소방의 브랜드를 사랑하자

통영소방서 죽림 119 안전센터 소방장 강정옥

편집부 | 기사입력 2013/03/15 [16:05]

[기고] 통영 브랜드와 소방의 브랜드를 사랑하자

통영소방서 죽림 119 안전센터 소방장 강정옥

편집부 | 입력 : 2013/03/15 [16:05]
나는 누구보다도 통영을 사랑하고 통영을 좋아한다.
최근 새해 첫날 서울에서 살러온 모 출판사 대표의 말, "여행을 많이 해봤지만 통영만한 도시가 없다"고 강조하고 "전 세계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최고의 브랜드 10위 안에 든 것을 기억하십니까?

통영은 자연경관과 문화예술 등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 굉장히 많은 곳이다.
나 또한 이런 일련의 통영소개에 통영시민으로서 가슴 깊은 곳에서 자부심이 용솟아 오르고 뭉클해진다.

4년여만에 누적 탑승객 500만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수립함으로서 '국민케이블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시.
국내 최초 FDA 지정해역 그리고 인구대비 문화예술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 도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통영항 등 지금도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순조롭고 자연스럽게 돌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전체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 고령자에게 관심과 홀대를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인 것이다.
 
나는 소방관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 통영소방서 앞마당에는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어린이들이 소방서를 찾아오기 때문이다.

걸음걸이도 익숙치 못하고 울며 불며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는 진지함도 묻어 있고 빨간 소화기,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물, 5~6대 소방차에서 울려 퍼지는 장엄한 기계음에 화들짝 놀라기도 하지만 몸소 소방체험을 함으로서 이 나라의 주역이 될 꿈나무에게 안전교육을 시키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불안전한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가정과 학교에서 사회전반의 소방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적 약자인 홀로 사는 노인에게도 손길과 눈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독거노인의 죽음이 한달만에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일이 얼마전에 있었지만 지금도 우리의 이웃주변에는 소외계층이 너무나 많다.
 
이런 일련의 사항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최근 경상남도지사가 특별 화재예방 홍보교육과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불안전한 요소를 제거토록 추진하고 있지만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안전문화 인프라 구축, 취약계층 생활안전 도모, 소방관서의 예방·대응 역량 강화, 폭설·한파 등 사전대응을 통해 대형화재 절대방지 및 인명피해 최소화라는 지상과제를 이루고자 4대전략과 그에 따른 21개 추진과제를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소방관서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들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염두에 두고 '나 하나쯤이야, 이런 것 쯤이야' 하는 안전 불감증을 버리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최근 실제 구급차 안에 있었던 2가지 유형을 소개하는데 여러분은 어디에 속할까요?

통영 도남동 모 아파트(불효자?)

알콜 중독의 40대 외아들과 70세의 노환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큰방, 아들은 작은방에서 평소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초저녁에 밥을 잘못 먹었는지 몰라도 밤새 배가 아파 힘들어 했지만 병원을 갈수 없었다.

엄청난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아픔이 있었지만. 밤새 술에 취한 아들은 아무런 반응도 해주지 않은 불효한 자식이었다. 힘겹게 밖으로 나와 이웃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119에 신고를 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하니 할머니의 의식이 저하되어 있었고, 밤새 쉰 목으로 구급차 안에서 아들을 찾아 손을 펼쳐 보였지만, 아들은 본체 만체 달리는 창가의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릴 적 아이는 분명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텐데.

병원 이송과정에 할머니는 구급대원인 나의 손을 힘껏 잡았다.
우리의 어머니인데, 우리의 이웃인데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다른 사례 하나(효자?)

통영 미수동 주택가.
평일인데 학교를 가야하는 초등학교 아들과 근무지를 출근해야 하는 회사원 아빠.
형광등을 고치다가 의자가 미끄러지면서 아빠는 허리를 다쳐 꼼짝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들은 학교 선생님에게 연락을 취해 아버지 곁에 같이 있어야 한다면서 학교에 가지 않고 119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은 구급차 내 에서 아버지의 손을 꽉 잡아 쥐고 베게를 받쳐주며 고통을 함께 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초등학교 5학년,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이런 마음이 언제나 변하지 않고 현재처럼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중국의 부모는 자식이 부모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위 사례 중 불효자, 효자를 선택하는 몫은 여러분의 것이다.

수십년 전에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하고 희생을 하고 했었지만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문화와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일은 시간이 좀 걸린다. 문화 예술도시로 브랜드하면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문화만 띄어도 몇 백년을 먹고 살 것이다.
이런 문화에 효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통영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가 될까 생각해 본다.

"통영사람은 무뚝뚝하고 거칠지만 정이 많다" 표현을 잘 하지는 않지만 투박하고 속정은 있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 봐도 통영만한 곳이 없다.

우리가 주위의 사소한 것들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통영시민의 노력이 충분히 뒷받침 된다면 안전문화 정착과 자연자원 및 문화가 잘 결합하여 승승장구하는 통영 브랜드, 소방 브랜드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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