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충렬사 감사 "이사장은 반드시 퇴진해야" 토로

박형균 이사장의 전횡과 관행 그냥 둘 수 없어, 법적 대응도

김영훈 | 기사입력 2012/02/27 [17:31]

김광호 충렬사 감사 "이사장은 반드시 퇴진해야" 토로

박형균 이사장의 전횡과 관행 그냥 둘 수 없어, 법적 대응도

김영훈 | 입력 : 2012/02/27 [17:31]
"이제 충렬사 뿐 아니라 여기 통영도 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형균 이사장은 반드시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나야만 합니다"
 
 
재단법인 충렬사의 박형균 이사장의 공금 횡령 및 비자금 조성이 감사 결과 드러난 가운데, 충렬사 관련 인사들의 추가 폭로 등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진행될 지 통영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태의 발단은 그동안 근거 없이 비용을 처리했던 이사장의 책임이므로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충렬사 비리를 지적한 감사 때문에 충렬사 위상이 실추됐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사를 징계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상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     ©편집부
 
이에 본지는 시민들의 관심사를 다룬다는 취지로 우선 (재)충렬사 감사인 김광호(사진)씨를 만나 이번 사태의 좌초지종을 들어 보았다. 인터뷰는 2월27일 오후 3시 통영시 도남동 모처에서 이뤄졌다.
 


 
김 감사는 인터뷰 내내 심각하고 격양된 모습이었다.(인터뷰 내내 전화벨이 수시로 울릴 정도로 바빴다)
 
- 충격적인 감사 결과로 인해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일각에서는 감사자료 이외에 왜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까지 뒤져서 거론하는지?, 그리고 충렬사 소유 토지의 임대와 관련해서 말들이 많다. 설명해 달라.
 
"사실 나는 전문적인 감사관이 아니다. 그저 충렬사를 좋아하고 숭상해서 들어왔고, 그러다 감사까지 맡게 됐는데, 사실 지난해로 감사 임기는 끝났지만 이사장의 요청에 의해 2년간 감사를 더 맡게 됐다. 감사를 계속 맡다보니 그 전에는 눈에 띄지 않던 항목이나 수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2월3일 지출결의서 부분을 감사하던 중 예산서에 없던 휴가비, 명절보너스, 휴대폰 대금, 중식대 대금 등이 발견됐고, 2010년에는 과연 어떻게 지출됐는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판공비나 의전비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실무자(최 과장)의 컴퓨터를 사용하겠다고 승낙을 받았고 또한 한산대첩 행사후 남은 금액과 가스공사로부터 협찬받고 남은 금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개인용도로 쓴 것을 발견하게 됐고, 또 다른 비자금 내용이 있지 않을까 해서 컴퓨터를 살펴보던 중 문제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김 감사는 이어서 감사를 마친 후의 정황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2월6일 오후 2시경에 이사장의 소명서를 메일로 받았고 오후 5시20분 경에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전화 통화내용도 자세하게 묘사했다. 여기서 김 감사는 이사장에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만두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사진 얘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김 감사는 "문제의 본질은 이 곳 충렬사에 모 여성의 사진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문제였다. 충렬사가 어떤 곳인가? 충무공이 아직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사장의 자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이사장한테 '이제는 그만두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 처음 이 문제를 보도한 인터넷 언론매체와 감사님과의 친분을 지적하는 내용도 제기되고 있는데...
 
"당치도 않는 말이다. 2월1일 오전에 평소 잘 아는 허모 대표와 만나 대화를 하던 중에 2월3일 점심을 같이하자 하길래 그날은 충렬사 감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했는데, 2월6일 오전에 허 대표가 내 사무실로 찾아 왔다. 다른 대화 도중 감사를 잘 마쳤느냐?는 질의 등 1시간여 대화를 하면서 결국 감사결과를 이야기 하게 됐다. 그러나 보도는 이사회를 마친 후 결과에 따라 보도해 줄 것을 약속했고 결과적으로 이사회가 끝나고 기자회견이 끝난 2월12일 야간에 충렬사 관련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엠바고 약속을 지킨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 사태를 먼저 알린 것은 내가 아니라 하루 전인 2월11일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언론인에게 먼저 알려지게 된 것이다. 물론 그 전에 감사 문제로 이사장이 여러 이사들에게 그 내용을 흘린 것도 있고..."  
 


 
- 충렬사 소유 토지에 대한 감사의 임대 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 것에 대해서 하실 말은?
 
"거제 사등면에 있던 토지는 사실 이런저런 이유로 쓸모 없었지만 2008년 9월경 이사장 및 사무국장이 개간해 사용하라는 말에 25일간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1천300여만원의 경비를 지출하면서 나무묘목을 식재했다. 경비 대신 5년간 무상임대 조건인데 이후 매년 임대료를 납부키로 했고, 그 외의 토지는 조경업을 하는 아들 명의로 계약했고 연간 토지사용료로 247만2천원을 납부했다.    
 
"문제는 올해 11월에 2년 만기가 되는 사등면 2천여평의 토지는 그동안 아무 언급도 없었는데, 이사장이 이사회와 평의회, 기자회견, 총회 등에서 '어떤 여자로부터 땅을 영구임대해 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전화를 주고 받았다는 이사장의 이야기는 내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킨 것으로 이부분에 대해 지난 금요일(24일) 명예훼손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경찰조사에서 그 여자의실체가 밝혀질 것으로 본다"
 
- 현재 김 감사는 앞서 밝힌 여러 이유로 이사장이 반드시 퇴진해야 된다고 하고 있는데 반해 오히려 일각에서는 감사결과 때문에 충렬사 이미지가 실추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 감사 결과가 외부로 나간 것은 오히려 이사장의 처신때문이다. 2월3일 감사가 끝나고 난 후 이사장이 이사들과 감사결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월9일 이사회와 2월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내에 먼저 알려지게 된 것이다. 모 인터넷뉴스 매체의 보도는 2월12일 저녁에냐 보도됐다. 과연 누가 충렬사의 내부사실을 누설했는가? 왜 내가 징계를 받아야 하는가? 감사가 부정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징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앞으로 감사를 맡을 수 있겠는가?"
 
-이사회의 임기와 관련해서 혹시 이사장 흔들기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것에 대한 견해는?
 
"말도 안된다. 충렬사는 사원과 평의회, 이사회 등의 단계가 있다. 현재 새로운 평의회를 구성할 때 이사장의 힘은 막강하다. 실제로 16명의 평의원을 신규로 받아 들일 때 이를 심사할 전형의원 3명이 이사장이 임명한다. 그리고 들리기에는 15명의 명단이 전형의원에게 넘어갔다고 들었다. 이사장의 뜻대로 된다. 평의원의 임기는 3월에 끝나고 이사의 임기는 6월에야 끝난다. 전혀 사실 무근이다."
 
- 김 감사는 무엇보다 모 여성의 사진 문제가 본질이라고 했다. 횡령 등 회계문제 보다는 바로 그 문제때문에라도 이사장이 반드시 퇴진해야 된다는 주장인가? 
 
"그렇다. 충렬사는 공의 혼이 서린 곳이다. 통영의 정신적인 지주 같은 곳이다. 이런 충렬사 사당내에, 공적인 사무실 컴퓨터에 충렬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여자를 몰래 촬영한 듯한, 정말 입에 담기도 어려운 반라의 사진을 발견했다. 이사장은 자신의 사생활이라고 주장하지만, 공적인 공간, 그것도 충무공을 모신 사당에 어떻게 여자의 반라 사진을 보관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이사장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다. 또한 추가로 폭로되고 있는 직원들의 인사와 열악한 처우문제, 비아그라와 관련한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 등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충렬사 이사장 자리는 정말 중요한 자리다. 400여년 동안 충무공을 모셔온 이 사당에서 이런 불미한 일이 생겨 안타깝다. 처음엔 이사장의 용단만 있었다면 조용하게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이사장은 머리만 좋다고 해서 앉아서는 안되는 자리다. 선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강직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통영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새롭게 충렬사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사장이 물러나는 것이 맞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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