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통영문학상 당선자' 3인 선정.발표

김춘수 시문학상- 조동범, 김상옥 시조문학상-조동화, 김용익 소설문학상-박경숙

김영훈 | 기사입력 2013/06/27 [17:17]

'2013 통영문학상 당선자' 3인 선정.발표

김춘수 시문학상- 조동범, 김상옥 시조문학상-조동화, 김용익 소설문학상-박경숙

김영훈 | 입력 : 2013/06/27 [17:17]
통영문학상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2013 통영문학상 당선자' 3명이 발표됐다. 시상식은 7월5일 오후 7시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열리며, 당선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천만원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먼저, '김춘수 시문학상' 당선자로는 조동범(1970년, 경기도 안양 출생) 시인이 선정됐으며, '김상옥 시조문학상' 당선자는 조동화(1949년 경북 구미 출생) 시조시인이, '김용익 소설문학상' 당선자는 박경숙(1956년 충남 금산 출생) 소설가가 각각 선정됐다.
 
시부문 심사평(심사위원 박주택(글), 장석남)에서, 도시 생태학적 시선으로 자본과 죽음 의식을 그리고 있는 조동범 시인의 시집 '카니발'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조 부분(심사위원 이우걸, 유재영)에서는 시조의 정형을 품격 있게 지키며, 깊은 사유를 동반한 감동이 천천히 다가 온 조동화 시인의 시조집 '영원을 꿈꾸다'를 수상작으로 뽑은 배경을 전했다.
 
또한 디아스포라 시대에 한국문학이 선 자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집으로 타국에서 소설 쓰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조건에도 국내 작가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감각과 문장력이 인상적이라는 심사평(심사위원 백시종. 방현석)으로 박경숙 소설가의 '빛나는 눈물'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문학상에는 시 부문 34명, 시조부문 3명, 소설부문 7명이 접수되어, 6월24일 6명의 심사위원이 심사숙고 끝에 선정했다.

한편, '2013 통영문학제'는 7월5일(금)과 6일(토) 2일간 통영시 일원에서 통영문학제추진위원회 주관으로 펼쳐진다.(한국문인협회/경남문인협회/통영예총 후원)
 
5일 오후 7시에는 제14회 청마문학상 및 2013통영문학상 시상식이 강구안 문화마당 특설 무대에서 개최되며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통영·거제·고성 청소년 문학기행 및 탐방기 쓰기대회가 통영문화마당에 집결 후, 기행코스(초정시비⇒ 청마문학관⇒ 김용익기념관⇒ 김춘수유품전시관⇒ 박경리기념관⇒ 통영상룩작전 기념관)를 탐방하게 된다.
 
또한 이날 오후 7시 문화마당(우천 시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음악과 함께하는 통영문학의 밤' 행사가 열려, 청소년 탐방기 쓰기대회 시상식과 시낭송/음악연주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수상자 프로필
 

▲     © 편집부
조동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한신대 문예창장학과를 거쳐 중앙대 대 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2002년 문학동네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 등단
●작품: 시집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카니발>,  산문집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문학평론집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연구서 <오규원 시의 자연 인식과 현대성의 경험> 등을 펴냈다.
●현재 계간 <시인동네> 격월간 <시사사>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중앙대, 서울예대 한서대 문예창작학과에 출강중이다.
 

 
 
 

조동화
●영남대학교 문리대 국문과 졸업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낙화암> 당선
●시집에 <낙화암>, <산성리에서>, <처용 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나 하나 꽃 피어> 등이 있음.
●수상경력: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경상북도문화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유심작품상 등
●경주문인협회 회장, 21세기 문예창작아카데미원장 등 역임.
●현재<시조21> 편집위원
 

 
 

▲     ©편집부
박경숙
●동덕영자대학국문학과 졸업
●1977년 동대문학상 금상 수상 (단편, 달순이)
●1992년 미국 이민
●1994년 미주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 <마디 없는 대나무>
●1997년 –1998년 미주한국일보 칼럼 집필
●1999년 문예지 ‘믿음의 문학’ 신이상 - 중편소설<방한칸> 현길언 선생 추천
●2001년 –2003년 미주중앙일보 칼럼 집필
●2006년 –2008년 미주중앙일보 칼럼 집필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저서: 소설집 <안개의 칼날> 2003년 푸른사상, 장편소설 <구부러진 길> 2003년 푸른사상, 장편소설 <약방집 예배당> 2007년 홍성사
             
                                
 
 
 

 
▣ 수상소감
 
<김춘수 시문학상>
일상의 파국을 견디는 날들
 
조동범
 
수상 소식을 듣던 날. 나는 사라진 일상을 만끽하며 이국의 거리를 걷고, 하늘을 바라보고, 어느 낯선 도시의 식당에서 국수를 먹고 있었다. 이국의 거리에서 어느덧 나의 일상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일상적 삶의 고단함을 벗어난 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해방과 탈출의 그 어떤 긍정만은 아니었다. 일상을 벗어난 지점에서도 나는, 삶의 불안과 공포를 막연하게 느끼며 일상으로 돌아갈 날들을 헤아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나의 시 쓰기는 그러한 불안과 공포의 한 국면과 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 쓰기가 설렘과 열정만으로 가득했던 날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언제나 일상을 벗어난 순간들이었고, 그런 날들이야말로 내 삶의 가장 빛나는 지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 시 쓰기가 고통이 아니었던 순간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던 시 쓰기가 어느새 무의미한 일상의 영역 안으로 편입된 것은 아닌가 싶다. 나는 나의 시가 일상성의 무의미한 파국에 함몰될까 언제나 두려웠고, 그것을 피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것을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시 쓰기는 지리멸렬한 파국을 향해 치닫는 것만 같았다.
 
김춘수시문학상 수상은 이런 내게 새로운 지점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었으며, 오랜 기간 인내했던 시인으로서의 삶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수상은 내게 따스한 격려가 아닐 수 없다.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통영문학제 측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시인으로서의 나의 삶을 오래도록 견뎌야 했던 가족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김용익소설문학상 수상소감>
 
박경숙
 
김용익 선생님의 ‘꽃신’을 다시 읽어봅니다. 소설의 여운이 싸-한 아픔으로 가슴을 스칩니다. 이토록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작품의 아름다움은 생생하기만 합니다. 김용익 선생님이 미국에서 ‘꽃신’을 발표하시던 해에 제가 태어났다는 걸 문득 깨닫습니다. 
 
미국과 꽃신, 그리고 문학…….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났던 저는 이렇게 먼 훗날에 그런 단어들 속에 제 생을 비춰볼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김용익소설문학상을 받게 되다니요. 정말 감개무량할 뿐입니다. 제가 짐작할 수 없던 인연의 기운이 오래 전부터 저를 감싸며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의 이 영예로운 인연에 닿기까지 정말 오래, 쉽지 않은 시간들을 지나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를 따라다니던 말은 글 쓰는 아이, 문학소녀였습니다. 어느 날부터 그것이 소설가라는 한 단어로 굳어졌지만, 마치 온도가 식어가는 촛농 속을 밀고 나가듯 점점 어렵기만 했습니다.
 
이국땅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을 때, 가슴에 고인 것들을 참을 수 없어 젊은 날 접어두었던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소설가란 이름이 정말 떳떳하게 느껴지는 시점에 도달하기엔 제 스스로 미력한 것 같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은 빈번하게 고국과 미국을 오가며 나름 문학의 향기와 에너지를 흡입하려 노력했습니다. 제 문학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작업이기도 했지요. 그것은 제 세계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었고 또 외로움이기도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외로움이란 것은 글쓰기에 가속을 붙입니다.
 
울퉁불퉁한 비탈 같은 외로움 위를 저절로 굴러가는 수레바퀴 같은 제 소설쓰기는, 어떤 상황이 와도 결코 멈추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도 왠지 탁한 바람만 제 주변에 불고 있다는 생각에 답답해 할 때, 산소를 가득 담은 애드벌룬이 통영에서 날아와 제 앞에 툭 터진 듯합니다. 행복한 충격에 눈물을 글썽이며 깊은 숨을 쉬어봅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다고 혼자 중얼거려보는 내 문학의 숨쉬기……. 문득 제 젊은 날에, ‘글을 써서라도 나를 기쁘게 해다오, 하시던 아버지, 지금 곁에 계셨으면 싶습니다. 생존해 계시다면 올해 꼭 100세가 되실 아버지가 너무 뵙고 싶어집니다.
 
부족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보다 나은 작품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받아들고, 이 길을 더 겸손하게 그러나 당찬 걸음으로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상옥 시조문학상 수상소감>
아픈 채찍으로 삼겠습니다!
시인 조동화
 
초정 선생님과 박재삼 선생은 한국문단에서 사제지간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과분하게도 이 두분을 모두 스승으로 모시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박재삼 선생은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미진한 제 작품을 뽑아주셨고, 초정 선생님은 1990년 여름 갑작스런 부름을 받고 이태원 청화아파트를 방문한 이래 사제의 연을 맺었습니다. 선생님께선 1995년에 1930년대의 동인지 《맥(貘)》을 중창(重創)하셨는데, 영광스럽게도 우리 부부를 둘 다 동인으로 삼아주셨습니다.
 
 2004년 봄, 오래 병석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뵈었을 때, 거동이 무척이나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으로 일어나셔서 “아상분전(雅尙墳典)” 일구를 신운이 감도는 필치로 써 주시고, 손수 그리고 쓰신 화첩 한 권을 내려주셨습니다. 그해 시월에 선생님께선 훌쩍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만 그날 이후 그것들은 때마다 쳐다보고 펼쳐보는 저희 집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건대 1990년 천리 밖 옛 서울 경주에 사는 저를 불러올려 꼬박 하루해를 독대하신 걸 보면 선생님께선 제 첫 시집에서 한두 군데 번뜩이는 재주를 보셨지 타고난 게으름은 미처 못 보셨던 듯합니다. 오늘 뜻밖에 선생님의 이름으로 받는 이 상(賞), 제게는 기쁨이기보다 아픈 채찍으로 감겨옵니다. 이 자리를 선생님께서 내리신 꾸중으로 알고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통영시와 두 분 심사위원님, 통영문인협회 여러분,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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