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풍력발전, 주민과 함께 만드는 통영의 미래 성장엔진

편집부 | 기사입력 2026/01/28 [08:56]

[기고] 풍력발전, 주민과 함께 만드는 통영의 미래 성장엔진

편집부 | 입력 : 2026/01/28 [08:56]

▲ 강근식 전 도의원.     ©편집부

바람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은 20세기 후반 이후 가장 경쟁력 있는 재생에너지로 자리 잡아 왔다. 지구의 대기 순환이 지속되는 한 바람은 멈추지 않는 자원이며, 해상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할 경우 육상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욕지도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역시 이러한 자연적· 지리적 강점에 있다. 현재 욕지도 해상풍력 사업은 현대건설 등 5개 업체가 참여해 2032년 설치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어민과 지역주민의 반대,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갈등이 이어지며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는 도의원 시절, 욕지도 앞바다에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던 당시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어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고, 지역사회에는 불안과 오해가 뒤섞여 있었다.

 

그때 나는 책상 위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했다. 미국 서부의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와 제주 해상풍력 발전 회사를 직접 찾아가 장단점을 살피고, 주민 수용성을 어떻게 높였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분명히 깨달은 점이 있다. 에너지 정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상풍력은 이미 유럽,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에너지 패권 산업으로 부상했다. 세계 각국이 풍력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발전은 설치 단계에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해상 구조물 제작, 운송과 시공, 전기·기계 설비 운영, 유지관리와 안전관리까지 수십 년간 이어지는 장기 산업이다. 이 과정 전반에서 지역 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통영은 이미 조선·해양 산업의 기반을 갖춘 도시다. 해상풍력 산업과의 연계는 기존 산업의 전환과 고용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단기 일자리에 그치지 않고, 청년 기술 인력이 통영에 정착할 수 있는 중·장기 고용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관광산업과 결합할 때 통영의 미래 가치를 더욱 크게 키울 수 있다. 유럽 일부 국가는 해상풍력 단지를 단순한 발전 시설이 아니라 친환경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해양관광, 교육관광, 에너지 체험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있다. 통영 역시 해상풍력 단지를 해양 생태와 에너지 전환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체류형 관광이 늘어나면 숙박, 음식, 해양레저, 문화서비스 산업 전반에서 지역 일자리가 살아난다. 관광이 살아야 통영 경제가 살아난다.

 

국내에서는 전남 신안군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좋은 선례를 만들고 있다. 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발전 수익을 ‘햇빛연금’ 형태로 공유하면서 갈등을 줄이고, 지역소득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통영 역시 해상풍력 발전을 ‘바람연금’이라는 주민참여형 모델로 설계해야 한다. 발전 수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기적인 연금 수익은 고령층의 생활 안정을 돕고, 청년과 귀농· 귀촌 세대에게는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이 된다. 더 나아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까지 연계한다면, 통영이 직면한 인구 감소 문제에도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다. 통영은 이미 인구소멸 관심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 자연자원을 보존의 대상에만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활용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해상풍력이 특정 사업자의 이익에 머무르지 않고, 주민 참여와 투명한 정보 공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지역공동체의 성장 모델로 정착하는 것이다.

 

조례 제정, 주민 설명회, 사회적 협동조합 설계 등 단계적인 준비 를 통해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쌓아간다면, 해상풍력은 전기 생산을 넘어 통영의 일자리와 관광,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는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수 있다. 바람은 이미 통영 앞바다에 불고 있다. 이제 그 바람을 어떻게 지역의 미래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통영의 바다를 지키지 않겠다는 개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보호는 아니다. 자연과 공존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을 찾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며, 시장의 역할이다. 해상풍력과 관광을 결합한 지역성장 전략은 통영이 가진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가치를 일자리와 경제로 연결하는 길이다.

 

이제 통영은 선택해야 한다. 멈춰 있는 도시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바람을 타고 다시 도약하는 해양도시로 나아갈 것인가. 나는 통영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일자리와 관광, 지역경제 회복으로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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