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좋은 시'賞 김희준 시인의 '제페토의 숲' 선정

제14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김영훈 기자 | 기사입력 2020/12/25 [20:24]

'올해의 좋은 시'賞 김희준 시인의 '제페토의 숲' 선정

제14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김영훈 기자 | 입력 : 2020/12/25 [20:24]

▲ 고 김희준 시인  © 편집부


지난 7월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통영 출신의 故 김희준 시인(1994~2020) 이 웹진 '시인광장' 선정 제14회 '올해의 좋은 시'賞 수상자로 선정됐다.  

 

웹진 '시인광장'의 '올해의 좋은 시' 300선에 오른 시인들의 추천에 의해, 최종 본선에 오른 10편을 놓고, 지난 12월10일 유성호 '올해의 좋은 시'賞 심사위원장(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의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수상작인 '제페토의 숲'은 요절한 김희준 시인의 열망과 절망, 떠남과 귀착, 창조와 소멸의 중층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불가피한 존재론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성호 심사위원장은 '제페토의 숲'을 선정한 이유로 "피노키오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의 모티프를 빌려와 그것을 선명하게 인유한다"며, "숲의 언어를 떠나 새로운 문장으로 비상하는 시인의 존재론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또한 "'저 너머를 건너는 거짓말'처럼 우리에게 남겨진 그녀의 유고시집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2020)은 올해 2020년을 각별한 기억으로 착색한 채 우리 곁에 놓여 있다"면서, "젊고 솔직하고 당당하고 발랄하면서도 슬픔의 문양을 엮어, 우리에게 존재론적 결기와 허기를 동시에 불어 넣어주었던 시인 김희준. 그녀에게 마지막 해였을 '올해’의 좋은 시'로 이 작품이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웹진 '시인광장'은 한국 시문단의 발전은 물론, 시문학의 정진과 제고를 위해 지난 2008년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賞'을 제정했다.

 

웹진(Webzine)을 포함해서 모든 문예지와 신문 등 온·오프 라인을 망라해서 당해년도와 전년도에 소개된 신작시에 한해 그 무엇보다 독창적이면서도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위주로 엄선해 매년 1월부터 매일 2편씩 웹진 '시인광장'의 홈페이지(http://www.seeingwangjang.com)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올해의 좋은 시'賞은 매년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 300'에 선정된 작품중에 선정된 시작품의 작품성을 가장 주안점으로 평가하고, 공정과 균형의 원칙에 의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부터 오로지 신작시를 그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

 

1차 선정은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동안 소개한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 300편을 대상으로 300편의 소개가 끝나는 시점에 300편에 선정된 시인들을 대상으로 추천시인으로 참여토록 의뢰하고, 100편 단위로 시를 각각의 시인에게 E-mail을 보내 10편씩 추천토록 해 多得票(다득표)에 의해 최종 본선에 오를 100편의 시를 선정했다.

 

2차 선정과정은 1차에서 100편에 선정된 100편의 시인 모두에게 E-메일을 보내 1차 선정시와 마찬가지로 10편씩을 추천받아 多得票(다득표)에 의해 본심에 오를 10편을 선정했다.

 

최종 본선에 오른 10편의 시를 놓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엄선한 심사과정을 통해 김희준 시인의 '제페토의 숲'을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시'(The Best Poem of the year) 수상시로 선정했다.

 

​한편, '올해의 좋은 시'상 선정과 함께 진행되는 제10회 웹진 시인광장 공모 '신인상'에는 이하 시인이 당선됐다. 

 

​당초 시상식과 '2021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 100선' 출간기념회가 예년처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내년 1월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4월10일 세종호수공원 무대섬 야외공연장에서 축하 모임을 갖기로 했다. 

 

2021' 제14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賞(2021'The 14th 'Best Poem of This Year' Prize selected by Webzine PoetsPlaza)

 

제페토의 숲 

 

거짓일까 바다가 격자무늬라는 말,

고래의 내장에서 발견된 언어가 촘촘했다 아침을 발명한 목수는 창세기가 되었다 나무의 살을 살라 말을 배웠다

 

톱질 된 태양이 오전으로 걸어왔다

 

가지 마, 나무가 되기 알맞은 날이다 움이 돋아나는 팔꿈치를 가진 인종은 초록을 가꾸는 일에 오늘을 허비했다 숲에는 짐승 한 마리 살지 않았다 산새가 궤도를 그리며 날았다

 

지상의 버뮤다는 어디일까

숲에서 나무의 언어를 체득한다

 

목수는 톱질에 능했다 떡갈나무가 소리 지를 때 다른 계절이 숲으로 숨어들었다 떡갈나무 입장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목수는 살목범(殺木犯)이었으므로

 

진짜일까 피노키오, 피노키오 떡갈나무 피노키오 개구쟁이 피노키오 피노키오, 피노키오 귀뚜라미 떡갈나무 요정은 피노키오를 도와주지요 삐걱삐걱삑삑삐걱삐걱삑삑삐걱삐걱삑삑 삐걱삐걱삑삑 개구쟁이 피노키오 나무인형 피노키오 피노키오 피노키오

 

숲으로 가게 해주세요

 

나무는 물기가 없었다 바람은 간지러운 휘파람이 되었다 빽빽하게 그린 나무의 결이 달랐다 동급생 사이에 전염된 그림, 면역체계를 찾으려면 격자무늬를 수혈 받아야 한다

 

소리를 가져간 피노키오 숨이 언어인 피노키오 참말 하는 피노키오 떡갈나무 피노키오 삐걱삐걱 피노키오 진짜일까 피노키오 나무인형 피노키오

 

모든 책이 은밀해졌을 때 나는 쫓겨났다

저 너머를 건너는 거짓말이 길어졌다

피노키오가 인간을 키운다 다각형 몸이 심해에 잠긴다 고래가 뒤척일 때 인간은 나무가 되었다 나무는 나를 읽어낸다

 

해체된 태양이 떠오르는 남쪽에서부터 창세기가 시작되고

나는 제자리걸음을 한다

사라진 숲의 버뮤다에 새들이 궤도를 바꿔 날았다​

 

계간 '시산맥' 2019년 여름호 발표

 

▲ 고 김희준 시인  © 편집부


김희준(1994. 9. 10 ~ 2020. 7. 24) 시인

 

1994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 국립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同대학원 재학 중(현대문학전공)이었음. 2017년 '시인동네'를 통해 등단. 2020년 아르코청년예술가 창작준비지원금 수혜. 유고시집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문학동네, 2020)이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 2020년 27세의 나이로 요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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