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NO! Crime, 셉테드, 섬으로 가다'

통영경찰서 생활안전계장 경감 이상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19/07/18 [14:22]

[기고] 'NO! Crime, 셉테드, 섬으로 가다'

통영경찰서 생활안전계장 경감 이상문

편집부 | 입력 : 2019/07/18 [14:22]

지역치안협의회와 함께 섬마을 안전프로젝트 추진

 

▲ 통영경찰서 생활안전계장 경감 이상문     © 편집부


셉테드라는 용어를 갑자기 많이 사용하다 보니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쉽게 풀어보면 셉테드는 범행을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차단하는 일종의 방범시설물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CCTV, 비상벨, 보안등, 쏠라표지병, 로그젝트, 112신고위치 표지판 등이 이에 해당되고 실질적으로 범죄예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통영은 유·무인 도서가 570개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그중 유인도서가 41개나 있고 한산도, 욕지도, 사량도에는 경찰관이 상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섬은 범죄신고도 적고, 서로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서 범죄로부터 별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 3월 섬지역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범죄안전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0%이상이 예상과 달리 범죄 불안감을 호소했다.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관광객으로 외부사람의 증가와, 밤에는 가로등이 없고 골목이 좁고 어두워서 다니기가 힘들고, 특히 여성들이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는 여론이었다.

 

치안으로 부터 소외된 섬 지역에 치안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해 보였다.

 

경찰서 CPO(범죄예방 담당)와 현지에 진출하여 현장에서 주민여론을 청취하고 방범진단을 실시하여 'NO! Crime, 셉테드, 섬으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섬마을 안전프로젝트를 수립, 해마다 경찰청에서 실시하는 '여성 범죄예방 인프라 구축사업'에 응모하여 이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았다. 

 

셉테드 사업지는 최근의 범죄통계와 인구 등을 감안하여 욕지도와 사량도를 선정하고 경찰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와 지역치안협의회 등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우선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어촌뉴딜 사업과 연계하기로 하고 경찰서와 시청 실무자들로 구성된 실무추진단을 발족하였다. 

 

실무진에서 논의한 사항들을 바탕으로 시청과 교육청, 소방, 농협 등 유관기관과 시민 사회 단체가 참여하는 지역치안협의회를 개최하여 섬마을 안전선포식을 갖고 예산확보, 사업추진, 사후관리 등에 관한 기관 단체 간 MOU를 체결하였다.

 

아울러, 욕지도와 사량도 주민 200여명을 대상으로 주민치안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도 충분히 청취하였다.

 

경찰관이 근무하지 하지 않는 40여개의 유인도서에는 “섬마을 안전지킴이”를 위촉하여 주민의 안전 확인, 경찰관이 출동하기 전, 초기 대응 시스템을 만들고 자위 방범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매물도와 비진도에는 자율방범대를 창설하였다.

 

또한, 경찰관서 방문이 어려운 욕지도의 원량초등학교와 사량초등학교에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지문등록을 실시하였으며, 노인정을 방문하여 어르신 교통사고예방교육과 섬지역의 교통안전시설물도 차제에 꼼꼼히 살펴보았다.

 

셉테드 설치는 경찰서장을 필두로 경남지방청 셉테드 팀장, 경찰서 CPO, 초청 셉테드 전문가(경남대 교수)가, 현장 곳곳을 정밀 진단하고, 마을 이장,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가장 시급하고 꼭 필요한 지점을 우선 선정하였다.

 

해상재난을 동시에 감시하는 CCTV와 도로변 LED가로등, 공중화장실 비상벨을 설치하고, 마을에 특화된 벽화작업, 그 자리에 LED 벽부등을 설치하여 밤거리와 골목길을 밝혔다.

 

또한, 소방과 한전도 소방안전교육과 소화기 지급, 낡고 위험한 전기시설을 점검으로 참여하고, 여성명예소장의 독거노인 위문, 가정폭력 상담소의 가정 폭력 상담 등 여러 기관 단체가 다양한 방법으로 섬마을 안심안전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셉테드가 섬마을에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최소한 섬지역에 셉테드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지역내 공감대를 형성 한 것은 큰 성과 인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늦었지만 기관‧단체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동참하여 조금이나마 섬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마음 뿌듯하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환상적인 도시 통영, 바다위에 보석을 뿌려 놓은 것 같이 아름다운 섬에 셉테드를 접목하여 지역주민의 만족은 물론 통영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다시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희망하는 곳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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