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름다운 야경도 관광 상품이다

통영항 야간 크루즈 운항을 앞두고

편집부 | 기사입력 2017/08/10 [16:15]

[기고] 아름다운 야경도 관광 상품이다

통영항 야간 크루즈 운항을 앞두고

편집부 | 입력 : 2017/08/10 [16:15]
2017년 8월7일, 저녁 한산도 위로 떠 오른 보름달이 통영 앞바다를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통영유람선협회(회장 김만옥)가 통영야경을 관광 상품화 하기 위해 통영해경 관계자와 사전 답사 차 도남항을 출발한 시간은 저녁 7시30분, 우리 관광마케팅과 일행 3명도 함께 동행했다. 
 

크루즈 해피킹은 덩치에 비해 아주 사뿐히 항구를 출발한다. 최근 완공된 스탠포드호텔과 통영국제음악당, 금호충무마리나리조트가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야간경관 조명을 연출한다. 삼도수군통제영의 효시였던 한산도 제승당은 달빛 아래 침묵하고 있다.
 
일주일 후면 1592년 7월8일 조국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로울 때 학익진법으로 일시에 왜적의 무리를 수장시켰던 저 청사에 빛나는 한산대첩 그날, '전군 출정하라'며 독전하던 이충무공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온다.  


크루즈는 수군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수륙제를 지냈다는 수륙터 앞에서 뱃머리를 돌려 공주섬을 지나 한산대첩광장 앞에 다다른다. 부산~거제~남해~여수를 왕래하던 여객선들이 분주히 드나들었을 윤선머리는 그 이름조차 잊은 채 조용하기만 하다. 시민문화회관과 남망산야외조각공원의 아름다운 야간 경관조명이 눈길을 끈다. 크루즈는 충무 운하교로 향한다.
 
한때 통영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수많은 노동자들이 땀 흘려 일하던 신아SB, 21세기조선소 등 중소 조선소들은 오래 전 문을 닫고 침묵 속에 묻혀 있다. 통영야경 연출에 한몫했던 타워 크레인들은 할 일 없이 우두커니 하늘만 쳐다보고 힘겹게 서 있다. 수많은 근로자들로 불야성을 이루던 봉평, 도남동은 불 꺼진 창이다.
 
이곳과는 정반대로 충무 운하교, 통영대교는 최근 새로운 조명의 옷을 입고 고운 자태를 뽐낸다. 가히 통영 야경의 백미임에 틀림없다. 서서히 뱃머리를 돌려 다시 도남항으로 돌아와 안전하게 정박하고 나니 거의 한 시간이 소요된다. 늘 보는 야경이지만 크루즈로 보는 야경이 훨씬 더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토박이 우리가 이럴진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바다의 땅 통영에 야경 감상 크루즈가 운항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이치이지만 아직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크루즈 운항에 앞서 유람선협회와 행정이 역할을 분담해서 처리해야 할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크루즈 야간 운행은 아름다운 통영 야경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따라서 도시 전체의 야간경관 조명이 필수라 할 수 있다. 유람선터미널과 여객선터미널 건물, 충무운하교 및 통영대교 교각의 조명을 비롯하여 시민문화회관 밑 금성냉동 주변, 한산대첩광장 주변, 도천동 잠수기수협주변, 도남동 옛 조선소 주변의 야간 경관조명 보완이 필요하다. 여력이 있다면 공주섬 자체를 바다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처럼 경관조명을 연출하는 것도 검토해 볼 일이다.
 
둘째, 크루즈 자체 프로그램 개발이다. 예를 들면 선상 카페, 레스토랑 경영, 라이브, 시낭송회, 이야기가 있는 해설 등 관광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해야 한다. 운항 시간 또한 1시간 또는 1시간 30분이 적당할 것이다.
 
셋째, 적극적인 홍보와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케이블카, 루지, 스탠포드호텔, 충무금호마리나 리조트, 동원CC 등과 상호 협의를 통해 패키지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 제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해 상품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선내 조명등, 난간 등을 재점검하여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통영은 스카이라인 루지가 문을 열고 난 이후 30% 이상의 케이블카 탑승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루지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20~30%의 외부 관광객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보다 가족, 친구, 연인끼리 승용차를 이용하여 테마여행을 즐기는 쪽으로 관광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차장은 계속 늘어나지만 주차장의 부족사태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말이면 폭주하는 관광객으로 교통체증, 물가상승, 환경오염 등 일반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더욱 피폐해지고 행복지수가 땅에 떨어졌다고들 걱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관광업, 상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외 일반 주민들은 관광객의 통영 유입이 그렇게 반갑지만 않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피켓 시위까지 하는 도시들도 있다고 하니 귀담아 들을 일이다.
 
사실 많은 관광객들이 통영에서는 밤에 별 할 일이나 볼거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그 도시의 밤 문화를 느껴 보아야 그 도시를 다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교통체증을 비롯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별화되고 특색 있는 야간 관광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의 대안으로 야간 크루즈 운항을 비롯하여 케이블카, 루지 등도 야간 운행을 늘려 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시민문화화관, 통영국제음악당에서의 야간 정기 공연, 극단 벅수골의 야간 연극 공연, 야간도보 투어, 야시장 개장, 거북선·삼도수군통제영 야간 개장 등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통영을 찾아 온 관광객에게도 최고의 만족을 드리고 또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관광객들로 인하여 포켓이 두터워지고 삶의 질이 한껏 높아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을 일이다.

김순철 / 통영시 관광마케팅과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