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독성 6천배(?) '협죽도' 왜 갑자기 논란인가?

20년간 실제 피해 사례 없는데...과연 6천배 독성 검증된건가?

김영훈 기자 | 기사입력 2015/07/29 [21:51]

청산가리 독성 6천배(?) '협죽도' 왜 갑자기 논란인가?

20년간 실제 피해 사례 없는데...과연 6천배 독성 검증된건가?

김영훈 기자 | 입력 : 2015/07/29 [21:51]

언론의 호들갑을 이겨내는 행정이 과연 몇이나 될까?
최근 통영지역을 떠들썩하게 한 이슈가 '협죽도'(夾竹桃) 라는 난데 없는 가로수 이야기다. 
 
▲ 협죽도     © 편집부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극약인 청산가리 독성보다 무려 6000배라는 이 나무가 북신.무전동 매립지역의 가로수로 20년 가까이 군락을 이룰 정도로 100여 그루가 방치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과히 충격적이었다. '협죽도'는 그래서 일명 '독나무'라고도 불린단다.
 
지역 언론에서 이렇게 취급하자, 화제성 있는 이 재료를 그냥 놓치지 않을 중앙 언론, 방송에서도 이 문제를 흥미 위주로 다뤘다. 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독나무'인 '협죽도'를 시민 안위를 생각하지도 않고 행정이 그대로 방치했다는 것이 언론 보도의 주요 골자다. 
 
이러다 보니 결국 통영시는 협죽도의 독성 성분에 대한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를 보고 대체 나무를 심을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립지에 가로수로 식재된 이 '협죽도'는 북신만 매립 당시 공원을 조성하면서 공해에 강해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사질토 등 아무 곳에서나 높이 2m까지 잘 자라며, 꽃은 7∼8월에 펴서가을까지 오래 간다는 이점이 많아 식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통영 뿐 아니라 남해군, 부산시, 제주도 등지에서도 관상용 가로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논란을 지켜 보면서 뭔가 개운치 않다.
 
맹독성 가로수라는 협죽도가 20년간 식재되어 있는데도, 현재까지는 협죽도에 의한 피해사례가 단 한건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가? 20년간 피해가 없었다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연 청산가리 독성의 6000배라는 주장은 합당한 것일까?
이번 사태로 협죽도에 대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본 결과, 일반적인 협죽도의 설명에서는 거의 독성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잎 또는 나무껍질이 강심(强心)작용을 하고 이뇨(利尿)하며 담(痰)을 삭이고 천식을 멎게 하며 어혈(瘀血)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는 약재라고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네이버 지식백과] 협죽도 [夾竹桃] (한국전통지식포탈)
 
그렇다면 청간가리 독성의 6000배라는 근거는 어디에서 찾은 것일까?
뒤져보니 위키백과에 나와 있었다.
  
"쓰임새[편집]강한 독성이 있으나 껍질과 뿌리는 약용으로 사용한다.[2] 생약으로는 잎을 쓰며 협죽도엽이라고 한다. 강심제와 이뇨제로 쓴다.[1] 독성[편집]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강력한 독성 때문에 독나무라고 불리기도한다. 독성의 위력은 청산가리 독성의 6천 배이며 섭취했을 경우 구토, 복통, 설사 증세를 보이며 심할경우 심장마비로 사망 할 수도 있다. 또한 나무를 태운 연기를 흡입하여도 치명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위키백과는 '누구나' 편집 가능한 시스템 때문에 전문적인 멘트를 따 오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협죽도 논란이 영 개운치가 않다. 20여년간 아무런 피해사례가 없었는데도, 어느날 갑자기 언론들이 '청산가리 독성의 6천배 가로수'라고 적시하는 순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던 이 생물체인 가로수들은 이제 숨을 멈출 수도 있게 됐다는 점이다. 
 
세상이 이렇게 떠드는데 행정이 어찌 묵묵히 있었을 수 있겠는가? 
 
소랭이라도 먹어면 죽을 수도 있다는 언론들의 한결같은 '공갈포' 때문에 100여 그루의 관상 가로수인 '협죽도'는 곧 죽은 목숨이 된 셈이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통영시가 시민 안전을 위해 걸어 놓은 안내판 문구 때문에 일어난 일일지도 모른다. 붉은 글씨로 "나무껍질이나 뿌리, 씨앗 등 식물 전체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므로 식용 및 젓가락 등 용도로 사용을 금합니다"라고 작은 알림판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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